생각의 틈
생각의 틈이란 머리 속에 떠다니는 생각들을 정리하는 시간(틈)을 말한다. 많은 것을 배우고, 정보를 집어 삼키지만 그걸 천천히 돌아보는 시간을 얼마나 가졌는가
밤 산책을 할 때, 잠깐 하늘을 쳐다보고 있을 때, 유튜브를 보지않고 그냥 런닝머신을 걸을 때 무언가 머리가 명쾌해지는걸 느낀다.
사람 버전의 피버 모드인거 같은데 이 모드를 발동시키는 기준은 뭘까 생각해봤다.
아마 너무나 쉬운 일이라 내 정신력을 쓰지 않아도 되는 일을 할 때 피버모드가 시작되는 것 같다.
몸은 바쁘게 움직이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정신은 여유로워지니까 똑같은 질문이 와도 더 깊이 사고하게 되는거다
일종의 클루지이지 않을까? 인간은 무슨 일을 할 때 본능적으로 어떻게하면 효율적인가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지금 하고 있는 일이 그럴 가치도 없을 만큼 잘하는 일(생각할 필요도 없는 쉬운 일)이라 머리가 쉬고 있을 때,
어려운 일(깊은 생각이 필요한 일)을 던져주면 오! 일이다! 하면서 달려들어서 해결해버리는거지
요즘 우리는 과몰입 상태에서 살아가고 있어 생각의 틈이 더 절실하다. 몰입시키는 것들이 너무 많다.
내 꿈과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몰입하는 것을 너머 인스타와 유튜브 알고리즘에 빠져버린다.
새로운 정보는 자극적이라 나도 모르게 푹 빠져버리고 미쳐버릴만큼 즐겁다. 인스타와 유튜브는 그런 정보를 제공하는 주체이다.
일단 몰입하면 집중의 대상인 그 하나만 생각하고 생각하며 파고든다. 안풀리는 문제를 푸려고 끙끙거리다보니 날이 샌거처럼 시간의 흐름도 잊는다.
몰입의 결과 우린 성취한다. 적어도 어느 정도 목표한 걸 이루게 된다. 그 성취에 기인해 짜릿한 쾌감을 얻는다.
인스타나 유튜브 등은 이러한 몰입 회로를 조작한다. 일단 몰입했는데 성취는 없으니 공허함을 느끼는 것 같다.
유튜브 알고리즘을 타고 다니다 보니 새벽 4시가 되었을 때 내가 한심해 보였었다. 당연히 내 양심이 이런 버그를 가만 두지 않고 마음 한 구석을 불편하게 한다.
우리 인간은 오버클럭하도록 설계되어 있지 않다. 강제적으로 몰입시키는 것들이 아니더라도, 목표에 너무나 빠지게 되면 우린 번아웃한다.
나를 둘러싸고 있는 가능성과 ToDo 리스트들이 많다. 아마도 난 그 가능성들에 몰입하겠지. 성장해야하니깐 말야.
바빠지고 힘들 수도 있다. 멈출 수 없을 것처럼 보일 수도 있고 말야. 그런 와중에도 의식적으로 생각의 틈을 만들자.
생각의 틈에 나를 밀어 넣어보자. 무엇을 할 때 행복한지, 무엇으로 살아나갈 것인지.
미래의 불확실함이 나를 불안하게 할 때 내 마음을 단단히 잡아줄거다